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북돋우고, 호흡과 근육을 단련시켜 질환의 경계를 넘으며, 식물의 생명력과 상상력을 존중함으로써, 인류세의 생태계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는 난지한강공원 내의 침출수처리장을 개조하여 개관한 국제레지던시로,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사이에 위치해있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에 참가한 국내외작가들 일부는 이 레지던스에 머물면서 비엔날레 신작들을 생산한다. 아르헨티나의 에두아르도 나바로는 9월과 10월 중 3회에 걸쳐 난지천 공원내 작은 숲에서 <말들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는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이 작업은 인간의 언어를 철저히 해체하여 직관적 사고를 수련하고 다른 생명체의 시간을 체험하게 한다.

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현대 사회 시스템 너머를 탐구하게 된 소이치로 미하라는 움직이는 이끼구슬들을 전시기간 내내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을 이동하며 풀어놓는다. 아무렇지 않은 삶과 생령 에너지의 결합을 연상시키는 이끼구슬의 움직임은 그 작동원리를 궁금하게 만드는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에 이들이 놓일 경우, 또다른 상상의 계기들을 만들어 낸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도심 자연을 만끽하는 한강공원으로 재생된 주변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이끼구슬의 내부를 떠올려 보듯, 푸른 잔디 아래 지하세계, 나아가 땅 밑 도시의 원리를 상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