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티비셔스
계속해서 변하는 원색 배경을 바탕으로 한 남자가 검은색 실루엣으로 등장한다. 그는 허리 숙여 인사를 한 뒤 노래를 부르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움직인다. 중간중간 실루엣은 흐릿해지거나, 두 개로 변형되어 마치 거울을 마주보고 선 것처럼 대칭을 이루기도 하고, 또는 여러 개로 복제되어 서로 겹쳐지기도 한다. 총 4편으로 이루어진 비디오 작업으로 각각 〈오 도나 (Oh Donna )〉, 〈아이 샷 더 셰리프(I Shot The Sheriff)〉, 〈퍼플 레인(Purple Rain)〉, 〈Tira a mao da minh xuxa〉라는 노래가 등장한다. 노래를 다소 과장해 울부짖듯 부르다가 갑자기 낯선 포르투갈어로 말하고 또 다시 노래를 이어 부르는 것이 반복되는데, 이 속에서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의 차이, 대중문화와 순수예술의 경계는 점차 흐릿해진다. (영어와 포르투갈어는 작가의 요청 하에 별도의 한국어 번역 작업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상영되었다.)
벽지 작업 〈Ending Bad People . . . 〉와 함께 설치된 비디오 작업 〈iFind . . . 〉는 안락 의자에 앉은 채로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다. 이 비디오는 기본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익숙한 이미지 검색 엔진인 구글에서 취한 조각 이미지들의 연속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위에 정치적인 의지와 힘을 내포하면서도 평범하게 접할 수 있는 단어들 즉 ‘우주’, ‘믿음’, ‘촉각성’, ‘신뢰’ 같은 언어들이 충돌한다. 결과적으로 콜라주는 벽지 형태로 재생되고, 관람자들은 소파에 앉은 채, 그 위에 겹치는 사운드트랙과 함께 “신념 경험”(The belief experience), “당신이 들은 것을 다 믿지 말라”(Don’t always believe what you hear) 같은 내러티브를 듣게 된다. 작품의 언어에는 놀라울 정도로 깊은, 엄격하게 통제된 냉소주의가 담겨 있는데, 그것을 통해 관객들은 모든 것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면서, 일련의 내적 질문으로 이어주는 (혹은 들어가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작가는 작품의 제목과 비디오 사운드의 경우 영어 단어를 이용해 언어 놀이를 하듯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번역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나스티비셔스
나스티오 모스키토 1981년 생, 빅 페레이로 1971년 생. 겐트에서 활동.
프로덕션 유닛 나스티비셔스는 좋은 작업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열림, 유쾌함, 즐거움, 아름다움,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며, 나스티비셔스는 곧 ‘핑크 펑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세계에 관한 일반적이고 지배적인 개념을 깨고 인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작업을 한다. 이것이 바로 미술이 제시해야 하는 일이다. 나스티비셔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인간 정신에 도전하면서 사고와 실천의 형식을 (통합 가능한 것들을 삶과 인간 경험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발해간다. 이것은 가능성이다. 최근 전시로는 〈내 아버지는 성이 없다〉(카스텔로 현대미술공간, 카스텔론, 2016), 〈남쪽〉(예테보리 국제 현대미술 비엔날레, 2015), 〈데일리 러브메이킹〉(이콘 갤러리, 버밍엄, 2015), 〈…웅성거림을 위한 완전한 침묵...〉(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 런던, 2014), 〈9 아티스트〉(워커 아트 센터, 미네아폴리스, 2013)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