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이반 나바로

〈무제(쌍둥이 빌딩)〉, 2011, 네온, 나무, 거울, 반투명 거울 외 혼합 매체, 각 147 x 147 x 19.5 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위치:?서소문본관

〈저항〉, 2009, 형광등, 전기, 금속 고정 장치, 카트, 자전거, 127 x 371 x 58 cm, 파리/브뤼셀 갤러리 다니엘 탕플롱 제공
? 위치:?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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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나바로는 칠레에서 보낸 유년 시절 독재 정부에 의한 저녁 시간대의 전력 차단과 통행 제한을 경험한 바 있다. 작가는 이 시절의 통제와 자유에 대한 갈망을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주로 빛을 내고 그것을 반사하거나 확대하는 네온, 거울, 유리, 형광등을 이용한 작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얘기한다. 이 중에서도 초고층 건물을 바탕으로 한 네온 조각들은 우리 머리 위로 우뚝 솟은 건물들을 올려다보는 대신 무한한 깊이를 가진 공간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콘크리트나 철이 아닌 네온, 거울, 유리로 만들어진 조각들은 저 높은 하늘을 향해서가 아니라 벽이나 바닥을 향해 설치되어 실재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미국 9·11 테러 당시 무너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바탕으로 제작된 〈무제(쌍둥이 빌딩)〉은 두 개의 정사각형 형태로 제작되어 바닥에 설치되었으며, 거울과 일방 투시 거울 사이에 조명을 끼워 넣어 조명이 끝없이 반사되도록 한 작업이다. 빛을 다루지만 어둠 또한 담고 있으며, 무한히 확장되는 듯 보이지만 공간 안에 갇혀있는 이반 나바로의 작업들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어두운 과거와 현실에 대한 고발을 동시에 하고 있다.


유년 시절 칠레 독재 정부에 의한 전력 차단과 통행 제한을 경험했던 작가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네온, 거울, 유리, 형광등 등의 재료를 이용해 빛을 다루는 작업들을 선보여 왔다. 〈저항〉은 쇼핑 카트와 형광등으로 만든 의자를 매단 자전거를 타고 네온 사인으로 가득한 뉴욕의 중심가 타임스퀘어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담긴 영상 작업이며, 이 영상과 함께 실제 영상 속 자전거가 함께 설치된다.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면 전기가 발생해 빛을 발하는 형광등 의자는 어두운 도시를 환하게 밝히는 화려한 간판들과 대비된다. 작가는 뉴욕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주로 생업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여 배달을 하는 것에서 착안하여 이 작품을 완성하였다. 자전거 페달을 힘들게 밟는 노동과 그 동력으로 얻는 빛을 통해 작가는 타지에 거주하는 이주민으로서 겪을 수 밖에 없는 긴장감 내지 불편한 상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노동을 통해 도시로부터 이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호 관계를 조명한다.

이반 나바로

1972년 생. 뉴욕에서 활동.
칠레 출신의 이반 나바로는 빛을 원재료로 활용한다. 일상의 오브제를 전기적 조각품으로 바꾸고 시각적 상호작용을 통해 전시 공간을 변형시키면서 나바로는 미니멀리즘의 언어를 차용하여,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정치적, 사회적 비판을 전개해 나간다. 칠레 피노체트 독재 정권에서 성장기를 보낸 이반 나바로는 물리적, 심리적인 면에서 권력, 통제, 수감의 문제를 주목한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저항〉, 파리/브뤼셀 다니엘 탕플롱 갤러리 제공

〈저항〉, 파리/브뤼셀 다니엘 탕플롱 갤러리 제공

〈저항〉, 파리/브뤼셀 다니엘 탕플롱 갤러리 제공

〈무제(쌍둥이 빌딩)〉, 파리/브뤼셀 다니엘 탕플롱 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