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둥지
작가는 작업을 위해 황새둥지 작업장이 있는 건물 위층에 있는, 공동생활형 임대주택의 비어 있는 방 한 칸을 점거했다. 보통 예술적 점거는 과격하거나 과시적 행위로 보이지만, 이 점거는 은밀하고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방이 아닌 방을 점거한 채 스스로 임대 비용을 빚졌다고 간주하고 그에 준하는 생산을 위해 노력하며 이번 ‘예술책’을 썼다. 또한 문화예술현장 곳곳에 있는 지인들의 낯선 방들도 오가며 이 ‘방만한 예술’ 작업을 진행했다. 〈방만한 예술책〉에는 기존 미디어시티서울 2016의 준비 모임 중 하나인 ‘커뮤니티 아트 간담회: 공공미술의 피로(회복)’ 자료, 참여 커뮤니티 취재, 황새둥지 제반 맥락, 기록자 개인의 생활과 연구 및 방대한 구상 등등에 연계된 파편적 정보가 재구성되어 수록되었다.
황새둥지
황새둥지는 대한민국 서울의 북단에 위치한 도봉구, 방학동에서 공동체예술과 문화복지, 사회적 경제의 접점으로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여 관계를 잇는 문화예술작업장이다. 현재 미술작가 3인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주민과 청년활동가와 결합하여 문화예술에 관련한 창작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예술가의 정주로 인한 지역문화 활성화를 실험하고 있으며, 창작활동을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커뮤니티이다. 도봉구, 방학동에는 소규모 양말 제조업 공장이 많이 분포해 있다. 황새둥지는 그 작업장들에서 다량으로 양말목(양말이 공장에서 만들어질 때 양말의 발가락 윗부분을 봉제하는 마무리 공정에서 잘려지는 고리모양의 천 자투리)이 버려지는 것에 착안하여, 문화예술의 재료로 활용하는 ‘양말목 업싸이클 직조’를 개발하고, 지역에서 자생하는 문화예술로 자리매김시키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 활성화의 촉매로 기능하는 것을 연구하며 양말목 워크숍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