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게리트 위모
스스로를 “구글 시대에 살고 있는 인디애나 존스”라고 말하는 작가는 초자연적인 사건, 선사시대의 생명체,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설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고생물학자들, 동물학자들, 언어학자들, 무속인들의 조언을 받아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지만, 허구적으로 재창조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에서는 블랙 맘바(아프리카산 독사)의 독이 소량 함유된 형광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직육면체의 방이 작업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한 것으로 여겨지는 독사의 독이 인도에서는 유용한 약으로 쓰이기도 하며 암을 고칠 수도 있는 약으로도 여겨지는 등 전혀 다른 상반된 측면을 갖고 있다는 데 주목하였다. 즉 블랙 맘바의 독은 치명적인 독이자 유용한 해독제이기도 하며, 강렬하고 아름다움 색감으로 인해 관람객들을 끌어당기는 동시에 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로 인해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 방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사라진 9개의 언어(고대의 게이즈어, 메디아어, 그리스어, 아랍어, 이집트어, 아람어, 히브리어, 선사시대어, 페르시아어)로 부르는 사랑 노래가 반복해서 울려퍼진다. 작가는 클레오파트라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많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음에 주목했다. 작가는 세계를 여행하며 이 9개의 언어에 대한 번역자들을 찾아냈고 케임브리지대학교 음성 합성 실험실과 협업하여 이 합성 음성을 만들어냈다. 클레오파트라는 21세기의 디바로 되살아나 그녀가 살았던 시대의 언어로 사랑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 허구와 실재 사이의 경계가 지워지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마르게리트 위모
1986년 생. 런던에서 활동.
마르게리트 위모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상의 크나큰 간극을 초월하고, 동물과 광물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힘이 마주하는 경험을 형상화한다. 눈에 보이는 증거가 부재하거나 탐구 대상에 물리적으로 닿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세계와 지식 생산의 수단들 간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마르게리트 위모는 사실적인 사건들을 추론적인 서사와 엮음으로써 미지의, 비가시의 혹은 멸종된 생명체들이 장엄한 광휘 속에 부활케 한다. 선사 시대, 초자연적인 생명체에 대한 탐구, 공상 과학 등을 결합한 위모의 작품은 과거에 다시금 숨결을 불어 넣고, 지하와 피하의 존재를 하나로 연결하며, 모험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퀘스트 장르를 정보 시대에 걸맞게 재구성하여 제시한다.?
마르게리트 위모는 2011년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디자인 인터랙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팔레 드 도쿄(파리), 마니페스타11(취리히), TBA21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비엔나) , 서펜타인 갤러리(런던), 뉴욕현대미술관(뉴욕) 등에서 열린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국제적인 수상 경력에 더불어 수 차례의 대담에 초대될 정도로 134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마르게리트 위모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무스』, 『블라우』, 『메트로폴리스 M』, 『뉴욕타임스』, 『엘리펀트 매거진』, 『칼라이도스코프』, 『모노폴』, 『타르 매거진』, 『I-D』, 『베를린 아트 링크』, 『아트넷』, 『슬릭 매거진』, 『NPR』, 『프랑스 컬쳐』, 『리베라시옹』과 『르몽드』 등 세계 유수의 매체에서 다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