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현상을 통계화 하고 지표화 하여 중심으로 모으려는 힘과 그 힘에 미끄러지고 떠다니다 주변부로 밀려나 버린 말들의 불온함을 따라가본다. 혐오로 배설되는 사건들과 분노의 방식으로 터트리는 말들,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으로 개발에 내쫓기는 이름들, 재난에 던져진 우리라는 키워드로 흐르는 〈불온한 공동체, 불화하는 말들의 기록〉은 말과 기호들의 뒤엉킴을 스킬자수(latch hook), 니들포인트, 십자수 등 다양한 공예방식으로 이어간다. 장식으로 기능하는 공예가 아닌 발화의 장으로 사회적 공예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한다.
〈불온한 공동체, 불화하는 말들의 기록〉은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지역커뮤니티 황새둥지 활동으로 만난 관계들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손기술로 느슨한 관계성을 잇는 워크숍으로 만난 10?30대 여성들과 함께 한 공간 안에서 저마다의 몰입을 즐기며 작업은 진행된다. 그 몰입은 불화와 맞닿아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침묵으로 면을 균일하게 채우는 손짓으로 덧붙여지기도 한다.
김지영
1986년 생. 서울에서 활동.
황새둥지 커뮤니티에서 커뮤니티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균질하고 평평하게 다져버리는 문화, 따뜻함을 인공 배양하는 대안사회 안에서 예술(미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와 개인이 미끄러지면서 만들어 내는 기호들을 공예의 맥락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테크니션: 김명진
참여자: 김영미, 배지현, 이은미, 서윤, 정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