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천
〈썰매〉는 2015년에 발표한 3부작에 이어 동시대의 서울과 서울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사는 다른 세계를 탐구하는 비디오 작업이다. 세 가지의 이야기가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쫓으며, 서울 시내를 유영(游泳)한다. 1)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모든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유출된 이, 2) 유명한 근-과거의 게임을 인터넷 방송으로 중계하며 플레이 하는 이, 그리고 3) 한국의 ‘신종 자살클럽’을 추적하는 방송사의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얽힌 채 현재의 한국을 드러낸다. 그 과정에서 이 비디오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디지털 기술 VR(가상현실)과 Face Swap(얼굴 바꾸기) 어플리케이션의 인터페이스를 한국을 읽는 유용한 도구로 제시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온라인의 점들이 온라인의 덩어리가 되고, 그 덩어리가 오프라인으로 그대로 출력되는 현재 서울의 모습과 이 두 ‘K-미래’적인 기술의 단면들은 한국에서 나아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인류의 미래를 가리키고 있으며, 그 미래는 우리가 VR과 Face Swap을 통해 떠올리는 유쾌한 미래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김희천
1989년 생. 서울에서 활동.
1989년 광주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첫 개인전 〈랠리 Wall Rally Drill〉(커먼센터, 서울, 2015)가 작년에 열렸고, 〈뉴스킨: 본뜨고 연결하기〉 (일민미술관, 서울, 2015), 〈아시아 아트필름 앤 비디오 포럼〉(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5)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