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탈 아커만
〈상하이에 내리는 땅거미〉는 세계 각국의 감독 6인이 오늘날의 세계를 조명하고 맥락을 짚어 본 단편 옴니버스 영화 〈삶의 조건(State of the World)〉 중 한 작품이다. 수많은 이미지와 문화가 넘실거리는 도시 상하이의 인상을 담고 있으며, 해 질 녘에 찍힌 반짝이는 물과 초고층 건물들 전면의 거대한 LED 전광판이 영상 속의 또 다른 영상을 만들어내며 떠오른다. 무심하고 건조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하이의 고층 건물들은 전시장 바깥의 풍경과도 혼재하며 오늘날의 세계, 특히 아시아 도시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샹탈 아커만
1950?2015, 파리에서 활동했었음.
샹탈 아커만의 작품은 영화의 재현적 기능이 가지는 문제적 본질에 관한 매개로 볼 수 있다. 아커만의 작품들 중에는 고정된 시점에서 계속해서 연결되는 이미지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대화나 줄거리 같은 전통적인 영화적 장치들이 없는 것이 종종 그녀의 작품의 특징으로 135 여겨지기도 한다. 리얼타임으로 촬영되어 위계가 없는 이미지 표현 방식을 보여주고, 점증적으로 쌓여 가는 세세한 디테일들과 일상에 대한 관찰을 통해 위대한 감성적 파워의 언어를 창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