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코 타니구치
아키히코 타니구치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개념적 경계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이다. 그는 구글 스케치업을 사용해 재현과 복제를 반복하며, 일상의 복잡함을 표현한다.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스스로 필요한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사용한다. 〈빅 브라우저 3D〉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마치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가상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게 한 작품이다. 관객은 가상세계에 구현된 캐릭터를 조종하여 이동하거나 점프할 수 있으며, 실제로 검색 가능한 웹 브라우저를 찾아 사용할 수 있다. 캐릭터의 크기만큼 거대한 브라우저 창은 포스트 인터넷 시대 브라우저, 인터넷 세계를 바라보는 창(window)의 변화된 존재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나와 닮은 것/본다는 것에 대하여〉는 아키히코 타니구치가 제작한 아바타와 가상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바타는 작가 자신을 3D 스캐너로 촬영하여 만든 이미지이다. 관객은 직접 조이스틱을 사용해 ‘작가와 닮은’ 아바타를 조작하면서 화면 속 가상의 풍경을 보거나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 작업에 등장하는 텍스트들은 주로 무언가를 ‘본다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거울을 본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 구름을 본다는 것,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것을 본다는 것 등의 의미를 다시 살펴본다. 또한 작가는 작업 속 텍스트를 통해, 3D 스캐너를 거쳐 나온 3D 데이터의 경우 다양한 각도에서 본 여러 시선의 집합이자, 과거의 여러 시선과 현재의 나의 시선이 겹쳐지기에 지금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가상 공간 속 인터랙티브한 에세이 작업을 통해 ‘나’라는 존재와 본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아키히코 타니구치
1983년 생. 사이타마에서 활동.
아키히코 타니구치는 본인이 직접 제작한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미디어 아트, 넷 아트, 퍼포먼스, 비디오, 조각 등 다양한 포맷의 작업을 해 오고 있다. 타니구치는 와타나베 토모야와 함께 ‘오모데 요코초 미디어 아트 & 사이언스 아카데미’(OAMAS)의 멤버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미디어 아트 형식에 관한 이론과 실천의 문제를 제기한다. 주요 전시로는 〈[인터넷 아트 퓨쳐]: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리얼리티〉 (ICC, 도쿄, 2012), 〈너무 많이 생각하는 사물들〉 (이이다바시 분메이, 도쿄, 2013), 〈오픈 스페이스 2014〉(ICC, 도쿄, 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