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


귀순한 북한단체의 문화 공연 속에는 국가에 대한 충성의 관성이 있었다 / 대만의 사라져가는 어느 소수 민족의 모습은 한 절경의 산을 안내하는 목조 동상으로만 기능하고 있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사 현장에서 관성의 불이 났다 / 전시장의 도슨트 메가폰은 관성을 숨기는 관성이다 / 전람회의 그림은 없다


매낙
Mae Nak


스무 번 이상 영화화된 태국의 유명한 귀신 이야기 ‘매낙 프라카농’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보통의 설정은 남편이 전쟁에 나간 동안 아이를 낳다 죽은 여인의 질투를 다룬다. 그러나 여성 감독 토위라의 작품 속의 매낙은 산 자들을 위협하는 원혼이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과의 삶을 갈라놓는 죽음에 저항하는 유령이다.


모란봉
Moranbong, une aventure cor?enne


영화를 연출한 이는, 프랑스 배우 겸 감독 장 클로드 보나르도다. 1958년, 그는 영화감독 크리스 마커, 클로드 란츠만, 극작가 아르망 가티 등과 함께 북한에 초청된다. 영화 속 한국전쟁 묘사 등을 이유로 1959년 프랑스 정부가 영화 개봉을 금지했다가 1963년 해금했지만, 2010년까지 잊혀진 채 아카이브 창고에 묻혀 있었다.


밀양전
Legend of Miryang


지는 10년 전에 농사짓는 게 너무 힘들어가 좀 쉴라고 공기 좋고 물 맑은 밀양에 터 잡았어예. 근데 요즘 내 생활이 많이 서글퍼예. 우리 마을에 765인가 뭐신가 송전탑이 들어선다고 난리데. 작년엔 옆 마을 어른이 자기 목숨 끊어버렸심니더. 내도 나무 잘라삐는 거 막다가 손자 같은 인부한테 개처럼 질질 끌려댕기면서 평생 못 듣던 욕도 묵고.


장마
Rainy Season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동만이네 집에 외가 식구들이 피난 와서 함께 산다. 동만의 친삼촌은 빨치산이고 외삼촌은 국군으로 공비 소탕에 나섰다가 전사한다. 이 일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사이는 살벌해진다. 읍내를 습격한 빨치산들이 모두 사살당하자 동만의 아버지는 삼촌이 죽었을 거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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