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인왕산에는 성과 속이 함께 산다. 인왕산에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한다. 관념과 실재가 함께 하며, 군인과 무당과 등산객과 스님이 어울린다. 정치적 음모와 종교의 혼란도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산의 영혼과 인간의 영혼이 인왕산의 바위에서 만난다. 바위들 속에는 토템과 샤먼의 자양분이, 인간 사이의 증오와 화해, 그리고 공포와 연민이 자란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저절로 낫게 하지는 못하며, 모든 채무나 분쟁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의 신원이 바뀔 수도 있으므로, 국가의 사죄는 이를 문서로 만들어 기록하고 화해와 용서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상징적 행위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피셔와 엘 사니는 ?공포 속에 산다?3?11 이후? 제작 과정의 한 부분으로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공포 속에 산다?살아 있는 삶의 기록?(1955) 상영에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난 난민들을 초청했다. 이는 1950년대 비키니 아톨에서 있었던 핵무기 실험 이후 구로사와가 우려했던 부분을 재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다.
영화를 연출한 이는, 프랑스 배우 겸 감독 장 클로드 보나르도다. 1958년, 그는 영화감독 크리스 마커, 클로드 란츠만, 극작가 아르망 가티 등과 함께 북한에 초청된다. 영화 속 한국전쟁 묘사 등을 이유로 1959년 프랑스 정부가 영화 개봉을 금지했다가 1963년 해금했지만, 2010년까지 잊혀진 채 아카이브 창고에 묻혀 있었다.
1980년 광주 항쟁 직후에 완성되었으나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았기에 검열로 만신창이가 되어, 2006년 복원하기까지 관객을 만날 수 없었던 문제작. 김성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으며, 배창호 감독이 ?흑수선?(2001)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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