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


귀순한 북한단체의 문화 공연 속에는 국가에 대한 충성의 관성이 있었다 / 대만의 사라져가는 어느 소수 민족의 모습은 한 절경의 산을 안내하는 목조 동상으로만 기능하고 있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사 현장에서 관성의 불이 났다 / 전시장의 도슨트 메가폰은 관성을 숨기는 관성이다 / 전람회의 그림은 없다


매낙
Mae Nak


스무 번 이상 영화화된 태국의 유명한 귀신 이야기 ‘매낙 프라카농’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보통의 설정은 남편이 전쟁에 나간 동안 아이를 낳다 죽은 여인의 질투를 다룬다. 그러나 여성 감독 토위라의 작품 속의 매낙은 산 자들을 위협하는 원혼이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과의 삶을 갈라놓는 죽음에 저항하는 유령이다.


민정기
Min Joung-Ki


진경산수를 다룬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시각적으로 그림 속에 빠져들어 그곳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외금강인 만물상에 올라 날카롭게 솟은 수많은 바위산이 사방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정경을 표현하기 위해 좌우로 길게 펼치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둘러쳐진 원의 구도로 연출하여 보았다.


자오싱 아서 리우
Jawshing Arthur Liou


비디오 작가인 자오싱 아서 리우는 2300 킬로미터에 이르는 대장정을 떠났다.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서 출발하여 티베트 고원을 지나 종국에는 에베레스트 산과 카일라스 산에 이르는 여정이다. 이 여행 중에는 나흘 간의 코라가 포함되어 있는데, 코라는 카일라스 산 5000~6000미터 사이 주변을 순행하는 과정이다. 이 작품은 순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독특한 산의 풍경과 자연에 대한 경외, 성스러운 영적 공간을 보여준다


정령
Pea


‘페아’는 태국의 숲에 살면서, 나무 사이에서 잠자는 정령으로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태국 북동부 한 마을에서 촬영한 이 영화에서 카메라는 온몸을 검게 칠하고 어른들 틈을 걷는 소년을 따라간다. 검게 칠한 아이는 보이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며 정령 ‘페아’와 접촉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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