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1980, 110min, Color, 35mm
한 행려 노인이 갱생원으로 보내진다. 그는 빨치산 부대를 토벌하는 전투경찰이었던 송기열이다. 갱생원 합숙소에서 그는 평생 동안 추적하던 백공산, 일명 짝코를 발견한다. 송기열은 악명 높은 빨치산 부대장 짝코를 압송하다 놓쳐 제복을 벗어야 했고 가정도 유지하지 못했다. 송기열은 짝코에게, 갱생원을 탈출해 자기를 파면한 상사와 자살한 아내에게 무고를 해명해달라고 한다. 둘은 합숙소를 탈출하지만, 짝코가 더 이상 못 가겠다고 버티자 몸싸움을 벌인다. 지나던 경찰이 ‘망실공비’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송기열은 크나큰 허탈감에 빠진다. 우수반공영화상을 받는 등 1970년대에 양산된 반공영화 계보에 속하면서도 반공 이데올로기의 허망함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감독 특유의 ‘냉소적 아이러니’가 힘 있는 미장센과 더불어 시대의 풍경을 직시하게 한다.
1936년 전남 장성 출생. 1973년 ?잡초?를 시작으로, 80년대 들어 ?짝코?(1980), ?만다라?(1981), ?길소뜸?(1985), ?씨받이?(1986) 등 임권택 영화 세계의 정점을 이루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1990년 ?장군의 아들?로 큰 흥행 성공을 거뒀고, ?서편제?(1993)로 평단과 관객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2002년 ?취화선?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100번째 영화 ?천년학?(2006)에 이어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2010)를 내놓았으며, 최근 102번째 영화 ?화장?(2014)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