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ippines, 1980-2014, 132min, Color, Digital File
이 작품의 제목은 쿠바 영화 ?저개발의 기억?을 인용한다. 1980년대 초반에 만들기 시작한 이 영화는 삼십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려 완성되었다. 키들랏 감독은 필리핀 섬이 처음 발견될 때 마젤란의 노예였던 엔리케를 연기한다.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 연기하는 것은 키들랏 초기 작업의 특징인데, 어느덧 칠순을 앞둔 노 감독의 삶과 작업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나의 완결된 작업으로 모인 영상은 마치 그러한 삶을 반영하듯 무질서하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행위로 출발했던 작품은 이제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작업이 된다.
제3세계 영화의 걸작이자 데뷔작인 ?향기어린 악몽? (1977)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영 시네마 포럼 부문에서 상영된 후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포스트식민주의를 다룬 ?누가 요요를 만들었나? 누가 월면차를 만들었나?? (1979)를 연출했으며, 1983년에는 전통적인 서사를 통해 식민주의를 비판한 ?투룸바?를 만들었다. 1994년에는 필리핀 해방 뒤 국민과 국가의 변화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무지개 가운데는 왜 노란색일까??를 연출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비디오 라이브러리 형식의 단편 영화를 다수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