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지겐 / 카토 요시히로 Zero Dimension/ Kato Yoshihiro
제로지겐 의식?키벨레 Zero Dimension Ritual?Cybele, 1968
Photography, 24.5× 30 cm
Courtesy the artist
제로지겐은 카토 요시히로, 이와타 신이치 등에 의해 주도되었던 전위미술 집단으로, 1963년 나고야의 길 위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카토가 도쿄에 상경한 후에는 긴자나 신주쿠, 시부야를 중심으로 ‘의식’(儀式)이라 불렸던 퍼포먼스를 전개하고, 1965년을 마지막으로 활동 공간을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길거리로 완전히 옮겨간다. 또 연극, 예능, 흥행 무대, 공원, 클럽 등 대중적인 장소에까지 활동 공간을 넓혀갔다. 키치적인 의상이나 소도구를 몸에 붙인 전라의 남성들이 거리를 행진했던 ‘예술 테러리즘’의 다수는 대부분은, 아키야마 유토쿠타이시, 다다칸, 가네사카 켄지, 스에나가 타미오 등의 ‘고음’, 코야마 테츠오를 위시한 ‘비타민 아트’ 등 언더그라운드의 쟁쟁한 멤버와의 공동 투쟁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활동은 1970년 일본의 진보 발전을 내걸었던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분쇄하기 위해 결성된 ‘만박파괴공투파’에 이르러 그 정점에 달한다. 많은 전위예술이 자본주의와의 대결을 포기하고 박람회로 어수선한 가운데, 제로지겐의 공투파는 전공투(‘全?共??議’ 약칭, 1968~1969년의 학생운동조직) 학생들과 손을 잡고 각지의 대학이나 박람회 예정지 등에서 ‘의식’을 이어갔다. 고도 경제성장과 함께 예술조차도 쉽게 소비?회수되어가는 격동적 사회의 도래 속에서, 만국박람회가 그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재빨리 읽어내고, 몸으로 맞서 분쇄하려 했던 그들의 싸움에서 배워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이나바의 흰 토끼?(1970)는 공투파의 궤적이면서 동시에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자본주의를 거부하기 위해 표현의 일회성을 고집해 온 제로지겐의 싸움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오에 마사노리의 분방한 카메라워크는 각각의 공간이 해방되어가는 순간을 성공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그 후 가토는 인도에 갔고 뉴욕을 거쳐 현재는 일본에 돌아와 상영 활동이나 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히라사와 고, 「이나바의 흰 토끼」, 『영화와 혁명 특별전(Cinema=Movement/Revolution)』(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 2005)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