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 루이중 YAO Jui-chung

1969년 생. 타이베이에서 활동.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 대만관의 대표 작가였던 야오 루이중은 요코하마 트리엔날레(2005)를 비롯한 다수의 국제 미술 행사에 참가하였고, 에드워드 양 영화의 아트 디렉터를 맡아왔다. 작품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무엇보다 인간 조건의 부조리를 가장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대만의 설치미술』, 『대만 현대사진의 새로운 물결』 등을 들 수 있다. www.yaojuichung.com

만세(萬歲) Long Live, 2011
Video, color, sound, 5 min. 20 sec
야오 루이중3
Courtesy the artist
자전적인 서사의 요소를 담고 있는 이 사진 작품은 수만 점의 흑백사진 중에서 선별한 이미지들이다. 이 중 대부분은 어디에서 촬영된 것인지, 어떤 사건이 일어난 것인지, 심지어는 애초부터 왜 사진을 찍은 것인지조차 불분명하다.
 
신해혁명이 일어난 지 백 주년이 되었다. 냉전은 오래 전에 끝이 나고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잠식하면서 글로벌 자본주의 논리가 보편적인 통화가치가 되었다. 그렇다면 역사의 초월적 지배논리는 무엇인가? 민족주의를 이어가는 왕조는 가능한 것일까? 이 비디오는 냉전의 초전방 지역인 진먼현(金門縣)에서 시작된다. 차디찬 전장에서는 어떤 영혼도 찾아볼 수 없고 귀에 들리는 것은 오로지 대단히 강력한 확성기를 통해 반복해서 흘러나오는 ‘만세’(萬歲) 소리뿐이다. 스피커 너머로 총통은 양명산(陽明山) 중산루(中山樓) 옆에 자리한 버려진 치에쇼우(장개석 만세) 홀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카메라는 버려진 극장으로 향해간다. 영원한 제국의 선전선동은 역사의 영원한 반복 속에서 잔향을 남긴다. [야오 루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