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 위다사리 Otty Widasari

1973년 생. 자카르타에서 활동. 오티 위다사리는 2001년부터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널리즘과 시각예술을 전공한 그녀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외에도 비디오 아트, 회화, 글쓰기, 미디어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해오며, 저서로는 『아쿠마사: 커뮤니티 기반 매스미디어 시청』(2013)이 있다. 장편 다큐멘터리인 ?물 위를 걷는 용?(2012)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자발 하드로, 자발 알 자나(푸르른 산, 천상의 산) Jabal Hadroh, Jabal Al Jannah (Green Mountain, Heaven Mountain), 2013
HD video, 10 min.
오티 위다사리
Courtesy the artist and Forum Lenteng
?자발 하드로, 자발 알 자나(푸르른 산, 천상의 산)?은 남성이 보호자나 동행자로 함께 하지 않고서는 혼자 거리를 걸어 다니지 못하는, 다니지 못할 수도 있는, 다니지 않는, 여러 지역?지정학적으로?의 (무슬림) 여성들에 관한 눈으로 보는 시이다. 그러나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정화하기 위해, 또는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천상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여성들 또한 홀로 걷기를 원하고, 원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일부 국가와 좀 더 강력하게는 이슬람법을 헌법으로 채택한 국가들에서 벌어지는 젠더 차별 현상을 강조하는 이 비디오 작업을 하면서, 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이란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1999)의 대사에서 나오는 고대 페르시아의 루바이야트* 인용구에서 아주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들은 내게 그녀가 하늘에서 내려온 후리**처럼 아름답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포도의 즙이 더 좋고, 이 멋진 미래의 약속보다 현재가 더 소중하다. 멀리서 북소리가 아름다운 선율로 들리고 (…) 그렇게 나는 현재가 더 좋다. (…)”
 
인도네시아에서는 1945년 4월 17일 수카르노 대통령이 독립을 선언한 이후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생활양식은 유럽의 식민 통치가 있기 훨씬 이전부터, 13세기 무렵 인도 구자라티 상인으로부터 전해진 전통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이들의 문화 속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 체제가 국가적 삶 속에 흐르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국민들은 본질적으로 가부장적인 삶을 거부하지 못한 채 견뎌오고 있다. 비디오를 활용한 눈으로 보는 시는 미술 분야에서 여성들이 직접 발언하는 ‘현대적인’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오티 위다사리]
 
 
* 루바이야트(rubaiyaat)는 페르시아의 시인, 수학자, 천문학자인 오마르 카이얌(Omar Khayyam, 1048~1131)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의 형식이다. 루바이는 2행 스탠자 두 개로 구성된다. 따라서 아랍어에서 4를 뜻하는 루바이야트는 곧 4행시를 의미한다. [편집자]
** 후리(Houri)는 이슬람교와 이슬람 문화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을 일컫는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