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전화 부스 Open Phone Booth, 2011
3 channel synchronization video, 16:9, 33 min. 46 sec.
Courtesy the artist, Rampa (Istanbul) and Gallery Martin Janda (Vienna)
(…) 이 프로젝트는 귀레쉬가 아버지의 고향인 쿠르드 지역과 알레비(터키의 무슬림 소수민족?종교)를 종종 찾으면서 시작되었다. 이 마을에는 학교도 병원도 없을 뿐만 아니라 물도 부족하고 전기도 일상적으로 끊기기 다반사인데다, 아직 전화선조차 없는 등 일상적인 기반 설비가 처참하달만큼 부족하다. 지역 안 여덟 개의 다른 알레비 마을도 정부의 차별 때문에 이와 비슷한 고통을 받고 있다. (…)
이들의 삶에서 일어난 가장 급격한 변화 중에 하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출현이다. 1970년대에 마을에 전화선이 들어오긴 했지만, 당시 주민들은 주민대표의 사무실에 가서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전화선마저도 끊기고 말았다. 전화선이 들어오기로 약속되었고 주민들은 비용까지 지급했지만 전화선은 그 후로도 설치되지 않았다. 2005년 주민들은 새로운 통신 기술의 혜택을 누리며 대부분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록 통신 연결은 계곡 부근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이들은 마침내 다른 세상과 연결될 수 있게 된 것이다. (…)
귀레쉬는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현재의 모습과 세계적인 변화상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한 힘을 가진 휴대폰 산업은 커뮤니케이션에 이동성을 부여했다. 세 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비디오 설치 <야외 전화 부스>(2010~2011)는 이 희비극적인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일 년 동안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와 각기 다른 집단들로 구성된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때로는 눈보라가 치고 때로는 맑고 푸른 하늘 아래서, 때로는 홀로, 때로는 사람들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이 마을에서 다른 세상과 소통하려면 커뮤니케이션에 접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영상 속에서 계절, 빛, 풍경은 변화해 간다. 어떤 대화는 길게 이어지고 때로는 절망적으로 연결이 끊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언덕 위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자유롭게 전화를 건다. [아드난 엘디즈, 「예외적인 마을」(2011)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