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의 램프는 농부의 오두막에서 빛난다 Lenin’s Lamp Glows in the Peasant’s Hut, 2011
Installation: Continuous HD video, 23 min. 43 sec., B&W, silent and sound, vitrine table with 22 radiographs and
a polished stainless steel text plaque (50×90 cm)
Courtesy the artist
?레닌의 램프는 농부의 오두막에서 빛난다?는 여러 지점에서 진입이 가능하다. 필름의 스케치라고 볼 수 있는 텍스트, 즉 필름의 개념적인 내용은 여러 개의 수직 갱도와 다양한 수직적 움직임이 서로 연결되어 의미체계를 만들어내고 관객들은 그 의미의 갱도 아래로 내려간다.
갱도 중의 하나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태 당시의 것이다. 키예프 강 상류에 해당하는 드네프르 강의 한 지류에 위치한 프리퍄트라는 마을은 원자력 발전소 노동자들의 숙소를 위해 조성된 곳이다. 또한 드네프르 강가는 1928년에 소련 영화감독 지가 베르토프가 제작한 ?11년째?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소비에트 연방 수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이 영화에서는 근대사회 발전의 전제 조건인 전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발전소의 건설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셀란더의 설치 작품 제목은 베르토프 영화의 중간 제목에서 빌려온 것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첫 10년 동안 꿈꿨던 유토피아의 꿈?1920년 레닌의 슬로건 “공산주의는 소비에트의 권력 위에 국가 전체의 전기화가 더해진 것”에 압축된 내용?과 현대사회의 권력을 향한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그 결과, 그리고 이러한 발전 속에서 영화와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역할을 연결하는 데 베르토프 영화의 장면들이 사용되고 있다.
설치의 일부를 구성하는 사진 작품에서는 우라늄이 담긴 바위에 인화지를 노출시킴으로써, 앙리 베크렐이 사진 건판을 가지고 실험하던 중에 핵 방사능을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사진 이미지는 근대성에 기여하는 선전선동의 도구만이 아니라 원자력이 에너지원의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과학적 발견과도 직접 연관된다. [리나 셀란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