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싱 아서 리우 Jawshing Arthur Liou

1968년 생. 블루밍턴에서 활동. 사진, 비디오, 전자 이미지를 활용하는 자오싱 아서 리우의 비디오 설치 작업은 정신적이고 초현실적인 공간을 묘사한다. 그의 비디오는 분명한 서사를 담아내기보다 본질적으로 명상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느린 시간을 허용하는 한편, 공간적인 스케일은 소우주적인 세계와 무한히 광대한 세계 사이를 오간다. arthurliou.com

코라 Kora, 2011?2012
3K video, sound composition by Aron Travers and Melody E?tv?s, 14 min.
자오싱아서리우-코라
Courtesy Chiwen Gallery (Taipei)
비디오 작가인 자오싱 아서 리우는 2300 킬로미터에 이르는 대장정을 떠났다.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서 출발하여 티베트 고원을 지나 종국에는 에베레스트 산과 카일라스 산에 이르는 여정이다. 이 여행 중에는 나흘 간의 코라가 포함되어 있는데, 코라는 카일라스 산 5000~6000미터 사이 주변을 순행하는 과정이다. 이 작품은 순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독특한 산의 풍경과 자연에 대한 경외, 성스러운 영적 공간을 보여준다.
 
?코라?는 의도적으로 1인칭 관점에서 촬영되고 편집되어, 관객을 순례자의 길 위에 위치시킨다. 또한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으로 촬영하여 산소가 부족한 어지러운 고도의 느낌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아주 가까이 있는 대상만이 선명하게 보일 뿐, 산 전체는 천국으로 물러나는 신기루로 남아 있다. 외로운 산행의 현재 순간 위에 서서히 펼쳐지는 방대한 전자음악과 현악기 소리가 점차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영상이 자연경관의 대규모 심포니를 드러내는 한편, 소리는 방대한 존재의 내면세계를 전달한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라 부드러운 기도의 종소리가 잠들어 있는 정신을 일깨우는 청각적 풍경으로 흘러들어간다. 때로는 자연의 침묵이 강박적인 긴장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종교적인 교감으로 다가와 깊은 영적 법열(法悅) 상태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간혹 우리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개미처럼 미미한 존재가 되어, 땅에 엎드려 절하는 외로운 순교자들을 마주하게 된다. 바위 사이에 걸려 있는 불자의 깃발이 각양각색의 휘날리는 카펫을 만들어낸다. 이들의 축복은 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가고, 모든 이들의 복을 바라는 티베트 불자의 기원은 세계 각지로 흩어진다. [자오싱 아서 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