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Archives: mcs2014

사죄
Apologies

시간이 모든 상처를 저절로 낫게 하지는 못하며, 모든 채무나 분쟁이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의 신원이 바뀔 수도 있으므로, 국가의 사죄는 이를 문서로 만들어 기록하고 화해와 용서가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상징적 행위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경계도시2
The Border City 2

2003년,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37년 만의 귀국을 감행한다. 그러나 그는 열흘 만에 ‘해방 이후 최대의 거물 간첩’으로 추락하고, 한국사회에는 레드 콤플렉스의 광풍이 불어온다.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친구들조차 공포스러운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리고 6년이 흘렀다.

지앙춘건의 상처 – 전진과 후퇴
Cutaways of Jiang Chun Gen ? Forward and Back Again

이 단편 다큐멘터리는 1942년, 두살 때 일본의 세균전으로 마비저균에 감염된 중국 농부 지앙춘건의 초상이다. 직계 가족들은 감염되자마자 모두 숨졌으나 홀로 살아남은 그는, 70년 동안 문자 그대로 아물지 않고 벌어진 채 자신을 괴롭히는 상처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최후의 증인
The Last Witness

1980년 광주 항쟁 직후에 완성되었으나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았기에 검열로 만신창이가 되어, 2006년 복원하기까지 관객을 만날 수 없었던 문제작. 김성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으며, 배창호 감독이 ?흑수선?(2001)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짝코
Mismatched Nose

한 행려 노인이 갱생원으로 보내진다. 그는 빨치산 부대를 토벌하는 전투경찰이었던 송기열이다. 갱생원 합숙소에서 그는 평생 동안 추적하던 백공산, 일명 짝코를 발견한다. 우수반공영화상을 받는 등 1970년대에 양산된 반공영화 계보에 속하면서도 반공 이데올로기의 허망함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감독 특유의 ‘냉소적 아이러니’가 힘 있는 미장센과 더불어 시대의 풍경을 직시하게 한다.

잃어버린 사진
The Missing Picture

여러 해 동안 감독은 1975~1979년 사이에 찍힌 사진을 찾아 헤맨다. 캄보디아 시골의 오래된 기록보관소도 돌아봤지만 사진은 없었다. 감독은, 사진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그 이미지를 직접 찍기로 했다. 뉴스 장면과 애니메이션이 동거하는 이 작품은 영화가 허용하는 재현의 범위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