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회 Kim In-whoe

1938년 생. 서울에서 활동
김인회는 한국의 교육학자이자 민속학자다. 2003년 2월 정년 퇴임한 뒤 연세대학교 교육학과의 명예교수로서 강의하고 있다. 1960년대 말 한국 전통신앙인 무속을 연구해 교육학을 응용한 다수의 논문과 저 서를 발표했고, 1980년대 초반부터 현장 연구의 일환으로 전국의 굿판을 다니며 영상물로 기록했다. 특히 사진가 김수남과 함께 『한국의 굿』 시리즈의 일부를 공저하는 등 한국 무속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평안도 진적굿 Still image fron Pyeongan-do Jinjuk-gut, 1986
Video Installation, 30 min
김인회
Courtesy the artist
1960년대 말까지 한국 무속에 대한 기록은 식민지 시기인 1920~1930 년대 일본 민속학자들이 연구한 자료와 소수의 국학자들이 조사한 자료가 전부였다. 당시 젊은 교육학자였던 김인회는 서구 교육학의 패러다임을 한국 사회에 적용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전통 신앙인 무속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1970년대 초반부터 전국의 굿판에서 현장 연구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비디오 카메라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굿과 아시아 무속을 동영상으로 기록해왔다. 김인회는 1981년 6월 황해도 만신 김금화가 주재한 채희아 내림굿에서 김수남을 처음 만났다. 김수남은 김인회에게 비디오를 기록할 것을 제안했고, 이후 이들은 평생 동지로 굿 현장을 함께 다녔다.
 
2014 년 김인회는 지난 40여 년 동안 작업한 약 3,500여 점의 한국 무속 사진과 동영상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가운데 동영상은 355점으로, 총 86건의 굿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인회가 직접 고른 30건의 굿 기록 영상 가운데 대표적인 다섯 건을 재편집해 소개한다. ?황해도 진오귀굿?은 김금화 만신의 어머니 이음전이 별세한 뒤 열린 망자의 극락천도를 비는 굿이다. ?일산 말머리 도당굿?은 경기도 일산 지역의 6개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잔치를 열어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빌었던 굿이다. ?평안도 진적굿?은 현재 거의 명맥이 끊긴 북한 평안도 만신이 자신의 신에게 감사를 드리는 의식이다. ?서울 천신맞이굿?은 가족 구성원의 명복과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재수굿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박수무당인 이지산 선생의 뒷전거리를 눈여겨볼 만하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도 영등굿?은 해녀들의 풍성한 수확과 배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맞이해 비는 절차다.김인회의 굿 영상은 한국의 민속지 연구 분야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영상 인류학 기록이다. 이 희귀한 자료들은 지금은 거의 사라진 굿의 제의적 절차는 물론, 신과 소통하는 강신무의 초현실적 행위, 제의에 참여하는 구경꾼들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한선희]